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내가 영상기자가 된 이유, 그리고 블로그를 시작한 계기

카테고리 없음

by 영상기자 2022. 12. 16. 10:30

본문

*먼저 사전적 의미로 영상기자라는 단어보다는 동영상기자라는 표현이 더 정확한데요. 일반적으로 사진/사진기자와 구분하는 의미로 영상/영상기자라는 표현이 통용되기에 제 블로그에서도 영상기자라는 이름을 사용하였습니다.

영상기자
영상기자

 저는 원래 사진 찍는 것을 좀 좋아하던 아이였습니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여행가서 사진찍는 것을 좋아했다고 하는게 맞을겁니다. 학창시절에 사진을 배우지도 않았고, 장비를 사들이지도 않았지만, 어디 놀러가서 풍경을 사진으로 담는 것은 참 좋았습니다. 대학교 때는 여행동아리 활동을 했는데요. 새로운 곳에 가서 본 멋진 풍경을 눈으로만 보고 잊어버리는 것이 아쉬워서 사진에 담아두고픈 마음이 컸던 것 같습니다. 사진과 여행 중에 어느 것이 더 좋냐 물으면 여행쪽이 조금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 사진동아리가 아니라 여행동아리에 들었겠죠. 나중에 사진동아리를 했던 회사동기에게 들으니 사진동아리도 사실상 여행동아리와 같았다고 하더라구요. 사진찍으러 출사를 하도 다녀서요. 😁

 영상기자가 되는데 크게 영향을 끼친 건 군대였습니다.

저는 공군에서 군복무를 했는데요. 군대에서 사진찍는 일을 했습니다. 부대 내에서는 아무나 사진을 찍을 수 없었기 때문에 사진촬영이 필요한 일이 있으면 제가 달려가야 했습니다. 조종사들의 탑건 시상식, 몇만시간 무사고비행 기념식 등 행사 사진도 촬영했고요. 부대 내의 이런저런 일들을 촬영해서 비행단 홈페이지 부대동정 코너에 올리고, 출력도 해서 게시하는 일을 했습니다. 군대 내의 사진기자 같은 역할이었죠. 뿐만 아니라 병사들의 증명사진도 촬영하고 훈련모습, 부대 내 골프장 등 참 다양하게 촬영해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영상기자영상기자
군대 시절


 그러던 중 우리 비행단에서 전투기가 추락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이륙 직후 문제가 생겨 기지 내에 추락하게 되었는데요. 소식을 듣고 즉시 현장으로 출동을 했습니다. 전투기가 추락한 지점은 작은 언덕이 하나 없어졌을 만큼 충격이 컸는데요. 다행히 조종사는 추락 직전에 탈출해서 인명피해는 없었습니다. 처참한 현장모습에 흥분해서 힘든줄도 모르고 현장을 누비고 다니며 사진을 찍었던 것 같습니다. 그날 이후에 사진기자에 대한 꿈이 마음속에 싹트지 않았나 싶습니다. 사고현장에서 무언가 진실을 포착해내고 알리는 일에 몸에서 아드레날린이 분출되고, 굉장한 사명감을 느끼는 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군대에서 뭐라도 남겨가자는 마음으로 사진기능사 시험도 봐서 자격증도 땄었네요.

제가 군복무를 했던 시기가 우리 부대 사진장비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되던 시기였는데요. 덕분에 필름카메라와 디지털카메라 모두 많이 다뤄볼 수 있었습니다. 또 미술을 전공한 선임에게 포토샵도 배울 수 있었는데요. 전역 이후에도 군대에서 배운 것들이 참 많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군대에서의 인연으로 전역 이후 복학하기 전까지 사진관에서 일도 했었습니다.

당시에 보았던 책인데 지금은 품절되었네요. http://www.yes24.com/Product/Goods/1416077

 

사진기자 정경열 사진을 말하다 - YES24

이 책의 저자는 현직 조선일보 사진부 기자이다. 셔터를 누를 때마다 `어떻게 하면 사진을 잘 찍을 수 있을까`를 생각했고 사진에 대한 고민으로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보내 왔다는 저자는 이 책

www.yes24.com


 이쯤되면 영상기자가 아니라 사진기자가 되었어야 하는게 아니냐 하실 수 있는데요. 실제로 고민을 안해본 것은 아니지만요. 일단 영상이 제 전공에 더 부합하기도 했고요. 사진은 딱히 더 배우고 싶은 마음이 안 들더라구요. 그리고 당시에 디지털카메라가 많이 보급되면서 사진은 사양산업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많았고요.

 그런데 영상쪽으로 진로를 결정하고 나서도 고민해야 할 일이 많았습니다.

영상을 촬영하는 직업은 많이 있지만 방송국에서 일하고 싶다면 크게 촬영감독이 될지, 영상기자(촬영기자 또는 카메라기자라고도 한다.)가 될지를 결정해야 했습니다. 둘다 ENG Camera를 가지고 하는 일이지만 그 성격이 완전히 달랐습니다. 마치 같은 칼을 사용한다고 해도 중식요리사와 양식요리사가 다른 것 처럼요. 그 중에서 영상기자가 되어야 겠다고 결정한 건 군대에서의 경험도 영향이 있었지만, 이미 영상기자로 일하고 있는 학교선배들의 영향이 컸습니다. 학교에 오셔서 카메라도 만져볼 기회를 주시고, 영상기자라는 직업에 대해 설명도 많이 해 주셔서 마음의 결정을 내리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영상기자영상기자
수습기자 시절


 이렇게 영상기자가 하는 일을 블로그에 소개하기로 마음 먹은 것도 그 때문입니다. 제가 선배들의 이야기를 듣고 진로선택에 도움을 받았던 것 처럼, 저도 후배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에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 선배들이 없었다면 저는 아마 영상기자라는 직업이 존재하는지도 몰랐을테니까요. 그만큼 전국적으로도 따져보아도 영상기자라는 직군은 아주 소수에 불과합니다. 그래도 제가 졸업할 때만 해도 준비하는 사람도 많았고 경쟁률도 꽤 높았는데요. 지금은 점점 지원자들도 줄어드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방송국에서 일하는 것, 그리고 기자라는 직업이 취업준비생들에게 예전만큼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는 뜻이겠죠?

 과거에 영상촬영과 편집은 전문가들만의 영역이었는데요. 아주 오래전 운전대를 잡는 일이 그랬고, 사진촬영 하는 일이 그랬던 것 처럼. 기술과 장비의 발달로 영상촬영과 편집도 이제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저는 영상기자가 된 것을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일을 해보니 이 직업만큼 저의 적성에 맞는 일이 있을까 싶거든요. 저처럼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고, 좋은 풍경을 사진이나 영상으로 담는 것을 좋아하는 분들, 그리고 사람들과 우리가 사는 이 사회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라면 아직도 영상기자라는 직업은 매력적인 일입니다.

세상이 변해도 뉴스에 필요한 영상은 누군가 만들어야 하고, 전문가들의 영역은 여전히 건재하니까요.



영상기자가 되는 데 많은 영향을 준 책 http://inpk.kr/qQkJ

 

싸니까 믿으니까 인터파크도서

국내 주요방송의 영상기자들이 쓴 영상저널리즘.『현장기자가 발로 쓴 영상저널리즘』은 KBS, MBC, SBS, YTN, 아리랑국제방송 등 5개사의 영상기자 9명이 우리 취재현장에서 적용되고 통용되는 실무

book.interpark.com

 

 사실은 오래전부터 유튜브와 블로그에 취재후기를 기록해 두고 싶었는데요. 제가 게을렀던 것도 있지만 연차가 낮을 때는 도저히 여유가 안생기더라구요. 물리적으로도 시간이 부족했지만 심적으로 더 여유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는 일을 한지 벌써 10여년이 흘러 업무적으로도 안정이 되었고, 개인적으로도 결혼도 하고 아이도 가지면서 생활이 좀 안정이 된 기분이에요.

그래서 더 늦기전에 기록을 시작해야겠다 마음을 먹게 되었습니다.


 사실 연차가 어릴 때는 지금하고 있는 일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논하기에는 선배들에 비해 제가 너무 애송이같고 부담스럽더라구요. 사실 지금도 부끄러운 면이 없지는 않지만.. 그래도 더 늦으면 안될 것 같아서 조금 용기를 내 보았습니다. 작년에 수습기자 교육을 맡게 되면서 제 일에 대해 정리를 해 둘 필요성을 좀 느꼈거든요. 특히 현장에서 촬영하는 일을 하지만, 일하는 제 모습을 찍은 사진은 제대로 된게 별로 없다는게 좀 안타깝기도 했고요. 아무튼 주절주절 써 보았는데요, 결론은 좀 부족해도 악플달지 말고 귀엽게 봐 주시라! 입니다. 😁

다음에 기회가 되면 영상기자가 되는 방법에 대해 포스팅 해 보겠습니다.

이웃추가는 언제나 환영합니다!


https://www.youtube.com/@ENGStory

 

ENG Story 이엔지스토리

대한민국에서 일하고 있는 영상기자입니다. 취재후기와 영상취재 팁을 소개합니다.

www.youtube.com

https://www.instagram.com/eng_story_news/

https://twitter.com/ENG_Story_News

 

ENG Story (@ENG_Story_News) / 트위터

대한민국의 영상기자입니다. 취재후기와 정보를 공유합니다.

twitter.com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