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기자가 본 범죄자들 🚓
신당역 스토킹살인범의 신상이 공개되었다.
영상기자로 일하다 보면 범죄자의 얼굴을 마주할 기회가 종종 있는데,
그럴때마다 '의외'라는 생각을 자주 하게된다.
관상은 과학이라는 사람도 있지만, 사람을 겉모습만으로 판단해서는 안될 것 같다.
영장심사를 받으러 온 전주환을 보면서도,
그렇게 잔인하게 피해자를 죽인 사람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그저 주변에 있을 법한 평범한 모습이었다.
범죄를 저지를 관상이 따로 있지는 않은 것 같다.
입사 초반이던 2010년에만 해도 경찰서에 취재갈 일이 참 많았는데.
요즘은 사건기사도 거의 CCTV나 블랙박스 영상으로 구성이 되니,
경찰서에서 취재할 일이 별로 없다.
예전에는 그런 현장영상이 적어 영상기자가 그림을 만들어 내야 했다.
경찰서에 가면 일단 증거품들을 쫙 깔아놓고, 그걸로 영상구성을 한다.
미술로 따지자면 정물화 느낌이랄까.
그리고 스케치를 위해 피의자를 데려와 줄 것을 (당당히) 요청!
피의자를 사무실로 데려와 조서를 작성하고 심문하는 모습을 스케치 한 후,
스케치가 마무리 되면 취재기자들은
'왜 그랬어요?' '반성하십니까?'
이런 질문으로 기사에 쓸 인터뷰를 확보한다.
지금과는 참 다른 모습이다.
듣기로는 경찰 승진점수에 언론홍보 점수가 빠져서 그렇다는 이야기도 있고.
범죄자 인권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과거와 달라진 점도 영향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과거에도 경찰들이 피의자를 강제로 데려와 앉혀둔 건 아니다.
피의자가 강하게 거부하면 경찰도 억지로 시킬수는 없기 때문에,
적당이 당근을 제시해서 협조를 받아낸다고 들었다.
경찰서 취재를 마치면, 현장이 있을 경우 사건현장으로 이동을 한다.
현장에서 목격자 인터뷰도 하고, 스탠드업도 하면 사건기사의 완성!
현장에서 누가 더 좋은 그림을 만들어 내는지 경쟁도 하고,
다른 회사의 저녁뉴스를 모니터 하며 내가 놓친 영상이 무엇이었는지 확인하고,
다음에는 더 잘하자 다짐했었던 주니어 영상기자 생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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