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과 백령도
2010년 3월 26일, 백령도 인근 서해상에서 우리 해군 함정 천안함이 두 동강이 나서 침몰했다. 그로부터 약 보름뒤, 아직 수습딱지도 떼지 못한 나는 후발대로 천안함 취재현장에 투입되었다. 선배들의 지시에 따라 백령도 이곳저곳을 들 쑤시고 다녔지만, 천안함은 왜 침몰했는지, 누구의 소행인지, 남아있는 사람들의 아픔은 얼마나 큰지.. 돌이켜보면 사건의 실체적 진실에는 접근조차 하지 못하고 겉에서 맴돌다가 온 느낌이다. 해상크레인으로 침몰한 함미를 들어올리던 날, 디지털 줌까지 동원해 촬영해 보려 안간힘을 썼지만 사람인지 아닌지 구분하기도 힘든 실루엣만 몇 컷 건지고 좌절감을 맛봐야 했다. 춥고, 배고프고, 졸립고. 무엇을 해야할지, 어디로 가야 할지도 모르던 그 시절. 카메라를 들면 항상 불안하고 긴장..
오늘의 현장
2022. 6. 21. 14: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