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5만명 도심집회, 심쿵했던 이야기

22년 7월 2일, 민주노총 노동자대회를 취재했습니다.

그 전 휴일근무 때도 집회 취재를 나갔었는데 요즘 자주 걸리네요.
이 날은 무려 5만명 가까이 모였던 대규모 집회였습니다.

민주노총 노동자대회

집회를 시작할 때 기자들이 무대에 올라가 촬영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데,
무대가 많이 흔들려 영상 촬영에는 좋지 않습니다.
그래도 무대에 올라가지 않으면 전체적인 모습이 보이지 않고.. 항상 고민됩니다.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동안 부지런히 스케치를 담습니다.

도심집회

무대 앞에 서서 녹취를 하다보면 스피커가 너무 가까워서 귀가 아픕니다 ㅠ
집회 참가자의 초상권은 보호받지 못한다는 판례가 있기는 하지만,
굳이 불필요한 노출은 하지 않는 추세입니다.

피케팅 모습 스케치

교통통제로 차량 진입이 어려워 명동에서부터 장비 들고 걸어왔네요 ㅠ
그래도 공간이 넓어서 다행히 걸어서 이동하는데는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단순히 인파가 몰리는 것보다, 밀집도가 높아지는 것이 다니기도 훨씬 힘들고 취재도 어렵습니다.

무더위에 반건조 오징어가 되어가고 있었는데 구원의 손길이..
어떤 분이 오셔서 같이 일하던 후배에게 얼음물을 주고 가셨어요~ (죽다 살았네요)
마침 목이 타들어 가고 있었는데, 정말 감사했습니다! (꾸벅)
얼음물 한잔 했으니 또 힘내서 걸어봅니다.

얼음물

 

이날 집회는 34도까지 치솟은 기온에도 5만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모였어요.

시청을 중심으로 숭례문, 한국은행, 을지로 방향 모든 도로가 통제된 상황!
교통통제 및 정체상황도 스케치를 해 줍니다.
이제 부감촬영을 위해, 서울도서관 옥상 섭외 확인중~♬

옥상 섭외

 

집회의 규모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부감촬영이 필수입니다!

드론 영상이 있으면 더 좋겠지만, 사람들 위로 드론 비행은 위험합니다~
무리한 욕심내지 않기로 해유~ (시청 앞은 어차피 비행제한구역)
그래도 시청 옥상에서 촬영협조가 되어 정말 다행입니다.
다들 더운 날씨에 고생고생.. 일사병/열사병을 조심합시다!
이 날은 숭례문부터 시청까지 사람들로 꽉차서 1개 차선만 통행이 가능했습니다.
반대로는 세종대로 사거리까지 통제중~ (이런 날 차 가지고 나오면 시간 삭제됨)

부감 촬영

부감 촬영

방송 리포트는 보통 1분 30초 정도입니다.

현장에서 촬영한 영상이 아무리 많아도 방송에 활용 되는 부분은 아주 일부분이라는 거죠.
그래도 나중에 어떻게 활용될지 모르니 충실하게 담아서 서버에 쌓아둡니다.

이제 집회가 마무리 단계네요~
서울역을 거쳐 삼각지까지 행진한다고 하네요!
행진 모습을 조금 스케치 하고, 마감을 위해 철수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 그 전에 현장에서 스탠드업도 해야 합니다.

교통통제

행진

그런데 주변 도로가 모두 통제중이라 취재차량을 이용할 수 없는 상황.

어쩔 수 없이 지하철을 타고 회사로 복귀합니다.

ENG 카메라를 들고 지하철에 타면, 역무원부터 시민들까지 이목이 집중됩니다.
(무슨 사고가 났나 싶어서 그런 듯)
하긴 요즘은 다들 스마트폰에 열중이라.. 옆에 연예인이 타도 모를 듯합니다.

시청역

지하철에 오르니 에어컨이 시원해 살 것 같습니다. (서울 지하철 최고!)
너무 더워서 시원한 맥주한잔이 생각나네요~
그런데 이날 아주 특별한 경험을 했답니다!

지하철을 갈아타면서 카메라 배터리를 보니, 왠 포스트잇 붙어있더라고요.

도대체 누가 언제 붙인 건지.. 전혀 눈치채지 못했는데..

서울역

과연 무슨 내용의 쪽지였을까요?

"오늘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

와.. 이 한마디에 오늘 하루의 피로가 싹 달아나네요.
일하면서 이런 스윗한 경험은 또 처음이네요.
한마디 말보다 훨씬 인상 깊었던 메시지였습니다.
너무너무 스윗했던 시민분의 쪽지,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저도 이렇게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오늘도 고생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