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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스 리그 2012-13 시즌 결승전,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

해외취재기

by 영상기자 2022. 7. 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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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EFA 챔피언스 리그 2012-13 시즌 결승전이 2013년 5월 25일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개최되었다. 

결승에 오른 팀은 FC 바이에른 뮌헨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잉글랜드 축구의 심장에서 독일 축구의 잔치가 벌어진 것이다. 중계권 문제로 경기장 내에서 직접 취재하지는 못하고 외곽 취재만 가능했었지만, 챔스 결승전의 열기로 후끈 달아오른 런던의 분위기는 느낄 수 있었다. 유럽 사람들의 축구에 대한 열정은 정말 대단했다. 독일에서 원정 응원을 온 사람들로 웸블리로 가는 지하철은 만원이었다. 남의 나라임에도 지하철 안에서 응원가를 부르고 구호를 외치는데 거침이 없었다.

 

London Underground
London Underground


9만 명을 수용 가능한 웸블리 스타디움!

경기가 종료된 후 쏟아져 나오는 인파가 정말 대단했다. 웸블리 스타디움 역으로 가는 길 중간에 기마경찰이 기수를 돌려가며 사람들의 진입을 통제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 모습이 잘 보이는 곳에 서서 카메라를 세웠는데 경찰이 다가와 촬영을 제지했다. 난감한 상황이었는데 방송기자연합회에서 발행한 PRESS 카드를 보여주니 다행히 더 이상 문제 삼지 않았다. 혹시 몰라 챙겨 왔는데 아주 유용했다.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여기서 느낀 영국의 좋은 인상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Wembley Stadium
Wembley Stadium


취재를 마치고 숙소로 복귀하는 길. 

인파에 떠밀리듯 지하철에 올랐지만 그래도 취재를 잘 마쳤다는 생각에 긴장이 조금 풀어졌던 것 같다. 함께 간 취재기자와 마주 보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바지 주머니가 뭔가 허전했다. 손으로 만져보니 바지 주머니에 있던 아이폰이 사라진 것이다. 쌔한 느낌에 홱 뒤돌아 보니 바닥에 가방에 넣어두었던 핸드마이크 가죽 파우치가 떨어져 있는 게 아닌가! 얼른 주워 들며 고개를 드니 나와 눈이 딱 마주친 한 남자.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 한마디 "너 이 자식!"

 

타워브릿지가 보이는 템즈강변에서
타워브릿지가 보이는 템즈강변에서


그랬더니 갑자기 웃으며 내 아이폰을 내미는 게 아닌가. 황당했다. 그래도 화가 나기보다는 출장 와서 핸드폰을 잃어버리면 정말 난감한데 찾아서 다행이라는 안도감이 더 컸다. 지하철 탈 때부터 유난히 밀더라니 그때부터 나를 노리고 있었던 것 같다. 가장 중요한 장비인 카메라를 품에 안고 있는 사이, 등 뒤의 장비 가방에 소홀했던 것 같다. 소매치기는 내 가방을 털며 마이크 파우치가 아마도 지갑인 줄 알고 꺼낸 것 같은데, 이걸 바닥에 버린 게 그 녀석의 패착이었다. 너무 화가 나서 멱살잡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다시 보니 상대는 혼자가 아니라 세 명의 패거리가 나를 쳐다보며 웃고 있었다. 마치 장난이었는데 너 왜 화내냐는 표정으로..


이방인에, 동양인에, 카메라에.. 그들을 상대하기에는 나에게 약점이 너무 많았다. 그래도 다행히 잃어버린 물건은 없는 것으로 확인이 되어 더 이상 일을 키우지는 않았지만, 정말 기분 나쁜 경험이었다. 이날 이후로 나는 유럽에 가면 가방을 앞으로 메고 다니게 되었다.

소매치기가 많은 런던 지하철
소매치기가 많은 런던 지하철


물론 소매치기만 빼면 런던은 정말 매력적인 도시였다.

영국 아재들이 스포츠 펍 같은 데서 맥주를 마시며 축구를 보는 풍경을 흔하게 볼 수 있었다. 펍 문화를 경험해 보고 싶어 들렀런 곳에서 맛본 에일맥주. 우리나라에서도 웬만한 맥주는 다 먹어 보았지만, 여기서 먹었던 런던 프라이드 에일맥주는 정말 그동안 경험해 보지 못했던 맛이었다. 신선하고 싶은 맥주 맛이 정말 좋았다.

 

LONDON PRIDE
LONDON PRIDE


영국 하면 또 피시앤칩스를 빼놓을 수 없지. 

결론부터 말하면 별로였다. 오죽 맛있는 음식이 없으면 이게 영국을 대표하는 음식인가 싶을 정도로. 튀기면 뭐든 맛없기도 어려운데, 튀긴 음식인데도 불구하고 정말 별로였던 것 같다. 생선이 좀 촉촉했더라면 그래도 먹을만했을 텐데, 너무 뻣뻣했다. 맥주와 샐러드 말고는.. 런던에서 뭘 먹었는지 기억이 안 난다. 사진도 한 장 없네 ㅋ

 

Fish and chips
Fish and chips


 여행지에서 들은 음악은, 나중에 꺼내 들으면 다시금 여행의 추억을 소환한다.

런던으로 가는 비행기에서 기내 엔터테인먼트로 제공되는 영화 레미제라블을 보았다. 너무 재미있게 보아서 런던에서도 계속 레미제라블의 넘버를 반복해 들었다. 아마 여행으로 방문했다면 뮤지컬도 꼭 보고 왔을 텐데 아쉽다. 지금도 레미제라블의 넘버를 들으면 런던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이 출장 이후로 어딘가로 여행을 할 때면 앨범을 하나 정해서 반복해 듣는 버릇이 생겼다.

 

Piccadilly Circus Sondheim Theatre
Piccadilly Circus Sondheim Theat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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