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내 막내 기자들이 수습을 뗀 기념으로 떡을 돌렸다. 언제부턴가 탈수습 기념 떡을 돌리는게 문화로 자리를 잡았다. (분명 나땐 없었던 문화인데 😆)
영상기자들은 입사를 하면 수습기간을 거친다. 회사마다 다르지만 수습기간에는 급여도 100%가 안나오고, 일부 회사는 기자보라는 단계도 있어 기자타이틀을 달기까지 1년이 걸리기도 한다.
이 수습기간에 집중적으로 트레이닝이 이뤄진다. 지금이야 주 52시간이다, 직장내 괴롭힘이다 해서 예전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널널(?)하지만, 내 또래들은 그 시기를 모두 군대 훈련소같이 힘든 시절로 기억하고 있다.
아무튼 이번에 수습을 뗀 후배들이 우리 기자실에까지 떡을 보내줘서 잠시 선배들이 라떼한잔하는 시간을 가졌다. 라떼는 말이야~
A: 이야~ 수습 끝났다고 떡도 돌리고 기특하네~
B: 나는 수습 때 선배들한테 편집실에 불려가서 원본검사 받는게 제일 괴로웠어. 정신과 시간의 방.. 나 그렇게 괴롭히던 그 선배들, 요즘 허허실실하고 다니니까. 후배들이 나한테 그 선배 좋지 않아요? 하던데..😆
C: 맞아맞아. 옛날에 호랑이 같던 선배들도 요즘보면 나이들어서 기력도 없어 보이더라. 우리 때도 악습이 있었지만 그 옛날 선배들 때는 더 했겠지. 근데 요즘은 후배들한테 뭐라고 한마디 하기도 어렵잖아?
A: 그치. MZ들은 뭐 선배들 눈치도 안 보지않아? 그것도 사바사이긴 하지만..
암튼 우리 때는 전화도 세번 안에 안 받으면 다음날 각오 했어야 했어.
B: 야.. 너두?ㅋㅋ 그래도 우리 땐 맞지는 않았잖아?
C: 형은 안 맞았어? 난 맞았는데..
A: 진짜 가혹한 시절이었지. 요즘 그렇게 했다가는 바로 직장내 괴롭힘으로 신고당할거야.
B: 어쩌면 일부러 나가라고 그렇게 괴롭혔는지도 모르겠다. 이 바닥 문화를 못 버틸 것 같은 사람은 빨리 나가라는..
C: 취재갔다 들어오면 한컷 한컷 원본검사받고 깨지고, 끝나면 술자리 불려가서 술먹고 회사에서 자고 바로 출근하고.. 그렇게 도제식으로 교육하던 시기는 다 지났지 뭐.
(※ 실제가 아닌 각색된 대화입니다.)
남자들이 대부분이라 군대같은 문화가 있던 영상기자 조직도 세상이 변하는 만큼 달라지고 있다. 내 눈에는 예전같은 폭력적인 문화는 거의 사라진 것 같다. (아닌가?😅) 물론 아직도 기수문화는 남아있고, 알렉스니 제니니 영어호칭을 부르며 상존대하는 회사문화와는 거리가 멀지만..
분명한 건 시대가 변하고 사람도 조직도 변한다는 것이다. 10년 뒤의 방송국, 영상취재부는 어떤 모습일지 벌써 기대가 된다. 미래는 우리 손으로 만들어 가는 것! 그리고 아무리 좋은 조직이라고 해도 처음 적응은 힘든 법이다. 그 과정을 무사히 마친 후배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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