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계정의 글을 옮겨오는 작업 중입니다.
아래 글은 20.07.21 포스팅된 내용입니다.
"여러분들 일하는 거 자식들에게 보여줄 수 있어요?"
드라마 '미생'의 대사다. 이 드라마가 한창 방영될 당시 미혼의 나에게는 그렇게 와닿지 않는 대사였는데, 한 아이의 아빠가 된 입장에서 보니 새삼 무게감이 느껴진다. 하지만 더욱 내 마음을 무겁게 짓누르는 것은 당시와는 확연히 달라진 사회 분위기 때문일 것이다.
8kg 무게의 ENG, 초상권에 대한 부담감, 물먹는(?) 것에 대한 압박.. 영상기자의 어깨를 짓누르는 다양한 무게의 짐들이 있지만 요즘 들어 더 무겁게 느껴지는 것은 현장에서 마주하는 시민들의 비난이다. 마음이 무거운 것을 넘어 이제는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무서워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미생’이 한창 방영되던 2014년에만 해도 볼 수 없던 풍경이다.
진보와 보수 할 것 없이 유튜버들은 자극적인 말들을 쏟아내며 기자들을 도발한다. 면전에서 기레기라고 부르는 데도 서슴없다. 군중심리로 무장한 그들에게 맞서는 것은 무모한 일이다. 수많은 집회 취재를 거치며 단련이 될 만도 하지만, 가끔은 내가 뭘 그리 잘못해서 죄인처럼 듣고만 있어야 하나 억울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누구를 탓하랴. 언론은 신뢰를 잃었고,
이거 찍어 가면 뭐하냐방송에 내보내지도 않는데 보도 좀 똑바로 해라 예 저도 그렇게 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저는 일개 자회사 직원인데요?
그렇게 무거운 짐을 지고 현장에 서있는데 정작 회사에서는 자회사로 밀려나는 처지라니.
그래도 한때 기자라고 정의감이나 사명감 비슷한 걸 마음속에 지니고 현장을 누비던 때도 있었는데. 내가 뭘 잘못해서 이렇게 되었나 싶다. 지금처럼 현장에서 욕을 먹고 다녀야 한다면, 내 가족에게 일하는 모습을 당당하게 보여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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