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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집무실의 용산 이전에 대한 단상

끄적끄적

by 영상기자 2022. 7. 20.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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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계정의 글을 옮겨오는 작업 중입니다.
아래 글은 22.03.21 포스팅된 내용입니다.

 

※ 주 의
아래 글에 정치적 견해는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반박 시 무조건 당신 말이 옳습니다.


청와대 춘추관
청와대 춘추관


요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청와대 용산 이전 문제가 연일 이슈다. 

대통령 집무실의 이전은 단순히 사무공간의 이전 뿐만 아니라, 국군 통수권과 행정부 수장의 이동으로 국가안보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또한 작은 의미의 천도(遷都) 일 수도 있고, 천만 인구 수도 서울의 중심축이 이동할 수 있는 문제이기에 이토록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언론 지상에는 집무실이 옮겨가는 용산이라는 지역의 지정학적 의미와 향후 안보 리스크, 이전 기관들의 이사비용, 미국 워싱턴의 백악관과 비교 등 온갖 분석기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러한 논란을 보며, 청와대 출입기자로 잠시나마 청와대에서 근무해 본 경험과 백악관에 방문해 본 경험을 토대로 소회를 밝혀 본다.

청와대 춘추관 로비의 브리핑 공간
청와대 춘추관 로비의 브리핑 공간


처음 취재를 위해 청와대 본관에 들어갔을 때 많이 긴장되었던 기억이 난다. 출입기자로 등록할 때 신원조회도 거치지만, 이후 본관에 갈 때마다 사전에 출입등록 절차를 거치고 입구에서 보안검색까지 마쳐야 경내로 들어갈 수 있었다. 아무나 들어올 수 없는 공간, 청와대라는 이름이 주는 위압감이랄까. 묘한 긴장감이 있었다. 물론 이런 기분은 처음뿐이고 자주 드나들다 보면 차츰 사라진다. 

하지만 공간 자체가 주는 권위감이나 위압감은 시간이 지나도 떨쳐내기 어렵다.

본관 1층
본관 1층


나는 건축은 잘 모르지만, 국가 원수가 머무르는 공간이니 그 권위를 반영한 건축이 당연할 것이다. 오히려 청와대의 건물 자체는 생각보다 대단히 으리으리한 느낌은 아니었다. 

하지만 계속 지내다 보니 청와대라는 공간이 주는 고립감이라는 것은 분명히 있었다. 

청와대의 외곽 부속건물에 불과한 춘추관에서도 느껴지는 고립감이니 더 깊숙이 존재하는 본관과 상춘재, 사저에서는 그 느낌이 더 강하지 않았을까. 또한 청와대라는 공간을 생각하면 뒤쪽으로는 산을 두고 앞에는 정부청사를 두고 있는 모습이 마치 아래 사진에서 '임원석'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이러한 자리배치는 권위적이고 의사전달 과정은 상급자에서 하급자로, 한 방향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건축으로만 봐서는 중국의 인민대회당이 청와대보다 훨씬 으리으리하고 권위적이다. 

우리보다 땅도 크고 인구도 많으니 어쩌면 그에 걸맞는 규모랄까. 반면 미국의 백악관은 그에 비해 초라하다 느낄 정도로, 의외로 작은 규모에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다.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 (2014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 (2014년)


아마 백악관 방문시 가장 놀라웠던 부분이 그 규모였던 것 같다. 백악관 전체 면적이 청와대에 비해 넓은지 좁은 지는 알 수 없었지만, 단일 공간만 보았을 때는 방 하나하나가 굉장히 좁았다. 특히 TV에서 자주 보던 브리핑룸은 생각보다 너무 좁았다. 우리나라 춘추관 기자회견장의 1/16 정도랄까. 단독회담이 이뤄진 오벌오피스(oval office)도 마찬가지였다. 오죽 좁았으면 양국 기자들이 들어가니 꽉 차서 서로 밀고 밀리는 몸싸움까지 벌여야 할 지경이었다. 아무튼 천조국 답지 않은 모습에 적잖이 놀랐던 기억이 있다.

 

 

[뒤끝작렬] 한국기자들이 백악관에서 소동을 부렸다고요?

[CBS노컷뉴스 박지환 기자]노컷뉴스의 '뒤끝작렬'은 CBS 노컷뉴스 기자들의 취재 뒷얘기를 가감 없이 풀어내는 공간입니다. 전 방위적 사회감시와 성역 없는 취재보도라는 '노컷뉴스'의 이름에 걸

news.naver.com

 

미국 백악관
미국 백악관


반면 백악관 외부는 공원으로 이루어져 많은 관광객이 찾는 모습이었다. 경호원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기는 했지만 우리 기준으로 보았을 때 저렇게 건물이 드러나 있어서 테러를 당하면 어쩌나 하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이토록 개방되어 있다고 해서 일반인이 얼마나 자주 대통령과 만나고 소통할 수 있겠냐마는. 

그래도 마음만은 대통령이 가까운 곳에 우리와 함께 있구나 라는 그런 기분은 들 것 같았다.

미국 백악관 (2009년)
미국 백악관 (2009년)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대선당시 집무실의 광화문 이전을 약속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퇴근길에 남대문 시장에 들러 시민들과 소주 한잔 나누며 소통할 수 있는 대통령, 친구 같고 이웃 같은 대통령이 되겠다” 는 공약(公約)은 공약(空約)에 그치고 말았다.

 

청와대 상춘재
청와대 상춘재


대통령이 한번 움직이는데 얼마나 많은 보안 절차가 필요한지 아는 사람이라면 이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이해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초 청와대 앞길도 개방하고 열린 경호를 표방하며 시민 가까이 가려고 노력했지만, 아무나 대통령 곁에 와서 자기 이야기를 마음껏 떠들어 대고 대통령이 시간을 내어 그 이야기를 다 들어주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백악관 출입게이트 앞 검문공간.
백악관 출입게이트 앞 검문공간. 백악관에 출입하려면 탐지견의 침세례를 피하기 어렵다.


윤석열 당선인도 새롭게 조성되는 용산공원 가까이에서 시민들과 자주 만나겠다고 약속했다. 마찬가지로 한계는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 청와대의 지리적 위치와 이전하는

용산 집무실의 지리적 위치가 시민들에게 주는 심리적 거리감은 의미있는 메시지 전달력의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으리라 본다.

적어도 현재 청와대의 고립감이 내가 백악관에서 느꼈던 정도의 거리감으로 좁혀지기만 한다고 해도 성공한 정책이었다고 평가해 줄 수 있을 것 같다.

청와대 어느 건물의 콘센트
청와대 어느 건물의 콘센트


문재인 대통령도 광화문 집무실 공약을 했다는 것은 과거 비서실장으로 청와대서 근무했던 경험에서 분명 그 공간의 문제점을 느꼈기 때문이리라. 풍수지리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사람이라도 역대 대통령들의 말로가 좋지 않았던 것을 돌이켜보면, '청와대 터가 무슨 문제가 있나' 하는 의심을 누구나 한 번쯤은 해보았을 것이다.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는 말이 있다. 주변 환경은 때로 제법 많은 것을 바꾸기도 한다. 뭐가 될지는 몰라도 한번 회수를 건너보는 건 어떨까.



문제는 분열된 여론을 어떻게 통합해 가느냐다. 글을 쓰고있는 이 순간에도 집무실 이전에 반대한다는 문재인 청와대의 목소리가 속보로 계속 올라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력이 본격 시험대에 올랐다. 자칫 집무실 이전이 신구 권력의 줄다리기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한가로이 줄다리기를 하기에는 작금의 국제정세가 너무 위태롭다.

 

청와대 춘추관
청와대 춘추관

 

 

2010년, 서울의 어느 경찰서에서

아래 내용은 일반적인 상황을 가정하여 쓴 픽션으로, 특정한 사건/인물/장소와는 관련이 없습니다. 2010년 12월 00일 서울 ㅇㅇ경찰서 오늘은 주택가에 도박장을 개설해 수백억 대의 불법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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