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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덴만 여명작전(삼호주얼리호 피랍사건) <2>

해외취재기

by 영상기자 2022. 6. 29.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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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덴만 여명 작전(-灣黎明作戰, Operation Dawn of Gulf of Aden)은 2011년 1월 15일 아브디 리스케 샤크가 이끄는 소말리아 해적 일파에 의해 피랍된 1만 톤급 화물선 삼호 주얼리(SAMHO JEWELRY)호를 구출하기 위해 같은 달 18일 대한민국 해군 소말리아 해역 호송전대(통칭 청해부대)가 실시한 해상 작전이다. 
이는 한국군이 해외에서 수행한 최초의 인질 구출 작전이기도 하다.
- 출처 : 나무위키

 

피랍되었던 우리나라의 삼호 주얼리호가 청해부대의 구출작전으로 사망자 없이 무사히 구출되고, 드디어 오만의 무스카트 항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아마도 이번 출장 일정 중 가장 바쁜 날이 되리라. 

하지만 한 가지 고민거리가 생겼다.

다른 회사는 최소 2명이 한 팀이 되어 한 명은 촬영, 다른 한명은 송출을 담당하고 있었지만 나는 혼자였다. 게다가 무스카트 항구는 보안구역이라 한번 들어가면 마음대로 이동도 할 수 없다고 한다. 어찌해야 할까..

인편으로 영상을 전달해 외부에서 인터넷 송출을 하는 회사도 있었고, 위성송출장비(B-GAN)를 가져와서 이용하는 회사도 있었다. 둘 다 불가능한 상황이었던 나는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다.

 

무스카트 항구로 가는 길
무스카트 항구로 가는 길
항구 앞 식당에서 만난 &#39;오마니&#39;
항구 앞 식당에서 만난 '오마니'



여러 군데를 수소문한 끝에 당일 아침 택시를 타고 무스카트 시내의 전자상가로 향했다. 서울의 용산전자상가에 비하면 보잘것없는 규모지만 그래도 오만에서는 가장 큰 규모라고 한다. 이곳 통신사에 가면 모바일 인터넷 모뎀을 구할 수 있을 거라고 했다.

우여곡절 끝에 모뎀을 하나 개통해왔다

모뎀 안에 휴대폰 유심칩을 넣고, UBS로 노트북에 연결해서 쓰는 방식이다. 물론 유선 인터넷에 비하면 속도는 느리지만 방법이 없었다. 다행히 잘 작동했고, 화질은 정말 간신히 볼 수 있을 정도로 떨어뜨려서 현장에서 영상을 송출했다.

뉴스 채널 특성상 속보가 중요했기 때문에 화질보다는 일단 빠르게 보내서 한시라도 빨리 내보내야겠다는 판단이었다. 다행히 입항하는 삼호주얼리호의 모습을 늦지 않게 방송에 내보낼 수 있었다.

 

무스카트항에서 전화로 소식을 전하는 취재기자
무스카트항에서 전화로 소식을 전하는 취재기자
링스헬기의 기관총 공격을 받은 &#39;삼호주얼리호&#39;
링스헬기의 기관총 공격을 받은 '삼호주얼리호'


긴 하루가 될 거라고 예상은 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배가 무사히 입항하고, 선원들은 모처로 이동해 안정을 취했다. 저녁뉴스를 막고, 조간을 마감한 기자들도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할 일이 남아있었다.

바로 피랍되었던 한국인 선원들이 묵고 있는 숙소를 알게 된 것이다. 

우리 취재기자의 취재력이 돋보인 순간이었다. 어느 호텔인지는 알지만, 방 번호는 전혀 알 수 없는 상황. 기지를 발휘해 어찌어찌 삼호주얼리호 선원이 묵고 있는 방에 들어갈 수 있었다.

아직 긴장감과 피로가 풀리지 않았을 선원을 오래 붙잡고 있을 수는 없었지만, 잠깐이라도 당시의 생생한 상황과 소감을 들어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단독 취재한 영상을 서울로 보내고 마감을 하고 나니 새벽. 방송이 나가고 아침에 바로 반향이 있었다. 

비록 잠은 한숨도 못 자고 힘든 하루였지만 그만큼의 보람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호텔방에서 짧은 인터뷰
호텔방에서 짧은 인터뷰

 


오만에서의 취재를 마치고 이제 서울로 돌아가는 날. 마무리가 좋아 홀가분한 기분으로 무스카트를 떠날 수 있었다. 무스카트에 머무르는 동안 스탠드업을 하기 위해 근처 웬만한 모스크는 다 가본 것 같다.

택시미터가 없는 무스카트. 호텔에서 한국대사관까지 처음에 5리알(Rial)을 주고 다니던 길을, 마지막 날에는 1리알(정상가)로 다닐 수 있게 되었다. 그러다 어느덧 친해지게 된 택시기사 '바둘'

무스카트에 와서 죽어라 일만 하고, 제대로 무스카트를 둘러보지도 못하고 떠나는 것이 내심 아쉬웠던 우리. 무스카트에서 두바이로 떠나기 전까지 약 3시간의 여유가 있었다. 

우리는 그 남은 시간을 전적으로 '바둘'에게 맡기기로 했다.

 

카스르 알 알람 왕궁
카스르 알 알람 왕궁
무스카트 외곽의 어느 바닷가에서 &#39;바둘&#39;과 함께
무스카트 외곽의 어느 바닷가에서 '바둘'과 함께

 

일단 무스카트에 오면 무조건 봐야 한다는 '카스르 알 알람 왕궁'을 구경하고. 나름 외곽까지 나가서 창밖으로나마 사막 풍경도 보았다. 우리가 안타까웠는지 하나라도 더 보여주려는 마음에 비행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자꾸 공항에서 멀어지던 '바둘'.

그렇게 바닷가까지 가서 짠내도 좀 맡고.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한 탓에 시간을 내서 자세히 본 건 없지만, 그래도 마지막에 홀가분한 마음으로 드라이브를 즐긴 것만으로도 참 좋았다.

출발시각 한 시간반 전인데 이제는 공항에 가야하지 않겠냐고 했지만, 자기 친구가 공항에 많아서 괜찮다던 우리의 '바둘'. ( '바둘'은 우리를 공항에 내려주고 해맑게 손을 흔들고 그대로 돌아갔다.) 그런데 놀랍게도, 무스카트 공항은 한시간 전에 도착해도 아무 문제가 없었다. 두바이 공항 환승시간이 4시간이나 되어 시티버스 투어까지 즐기고 온 무스카트 출장.

10년도 넘게 지난 일이지만 기억에 많이 남는 출장이었다.

심야에 투어버스를 타는건 우리밖에 없었다.
심야에 투어버스를 타는건 우리밖에 없었다.
그리고 보이는 것도 &#39;부르즈 알 아랍&#39; 밖에 없었다.
그리고 보이는 것도 '부르즈 알 아랍' 밖에 없었다.

 

아덴만 여명작전(삼호주얼리호 피랍사건) <1>

2011년 1월, 당시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초대형 항공기, 에어버스 A380을 타고 간 첫 중동 출장지 오만. 여러 가지로 기억에 많이 남는 출장이었다. 그동안 해외에서 벌어진 사건사고는 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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